분당상호저축銀 영업정지.."손녀 입학금 낼 돈인데"
예금주 100여명 은행에 모여 북새통
경기도 성남시 분당상호저축은행이 6개월 영업정지 명령을 받자 다음날인 22일 오전 은행 앞에는 예금주 100여명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은행을 찾은 이들은 맡긴 돈을 찾지 못할까봐 불안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며 예금보험공사와 직원들은 현장에서 예금주들을 안심시키느라 진땀을 흘렸다.
김모씨(75.여)는 이날 1년 만기를 채운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뒤늦게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김씨는 "외국에 일하러 나간 아들 돈까지 모두 이 은행에 맡겼다"며 "오늘이 만기일이라 예금을 찾아 손녀 등록금을 납부하려고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애를 태웠다.
전날 밤 뉴스를 듣고 한숨도 못 잤다는 문모씨(68.여)는 "그동안 안 먹고 안 입으며 저금한 돈이 5천만원을 넘는다"며 "예금보험공사에서 5천만원까지만 보장해준다는데 그러면 나머지 돈은 어떻게 되는거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문씨는 "노인이 보장한도액을 어떻게 알겠나. 이자는 안되더라도 원금이라도 꼭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분당에 있는 은행 중에 가장 높은 이율을 준다는 얘기에 3천만원을 생계형 저축 상품에 넣었다는 안모(70) 씨는 "돈이야 찾을 수 있겠지만 도대체 운영을 어떻게 해 영업정지까지 당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안씨는 "신뢰가 기본인 금융기관이 고객들의 믿음을 잃었으니 영업이 재개된다고 해도 누가 찾을 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측은 영업정지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날 문을 열고 예금주들을 대상으로 예금 인출 가능 시기와 향후 진행 절차 등을 설명했으며 창구 직원 10여명도 나와 고객들을 상대로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분당상호저축은행의 파산여부는 현재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태며 최근 파산까지 가는 은행이 없었던 만큼 지켜봐 달라"며 "예금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중이다"며 예금주들을 안심시켰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1일 분당상호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영업정지명령을 내림에 따라 오는 8월20일까지 모든 업무가 정지되며 예금도 가지급금을 제외하고는 찾을 수 없게 된다.
해당 은행은 앞으로 두 달 내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계약이전 등을 통해 정상화가 추진될 방침이다.
김대성기자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행성 게임장 근절 대책회의 (0) | 2008.02.28 |
---|---|
분당상호저축은행 왜 '영업정지' 받았나 (0) | 2008.02.25 |
성남 탄천변에서 잔불정리하다 사체 발견 (0) | 2008.02.23 |
119불법신고 관련 강력 단속 (0) | 2008.02.13 |
본드 흡입 30대, 남한산성 인근 야산 방화 (0) | 2008.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