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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문원중학교 레스링부...혁신체육으로 올림픽 금메달 배출 명문 이어가...

성남까치 2012. 6. 27. 16:35

 

사진1=최근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준 최학준(사진 왼쪽) 선수가 발목태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소재 문원중학교(교장 김태경)에는 우렁차고 쉼없는 구령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교정 한켠에 판넬로 지어진 '레스링 수련관'이란 낡은 간판 사이로 구리빛 상체를 드러낸 채 비지땀을 흘리는 학생들.

창조와 변화로 꿈을 키우는 문원중학교 레슬링부는 1985년 창단돼 지난 2000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조국에 안긴 심권호 선수의 모교다.

넓은 매트가 펼쳐진 체육관 안은 선수들의 땀을 식혀줄 그 흔한 에어컨 시설 하나 없지만 연습에 몰두해 있는 선수들의 눈매는 진지하기 그지없다.

사진2=문원중학교 레스링부 선수들과 김은유 코치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문원 레슬링부는 최근 개최된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 2개, 동 2개를 거머쥐며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뒤늦게 합류해 이제 겨우 메트생활 10개월인 최학준(3년·분당 서현고 진학 예정) 선수는 이번 소체대회에서 첫 출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경력이 풍부한 선수를 테크니컬 폴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지난 21일 폐막된 '양정모 올림픽 제패 기념 KBS배 전국레스링선수권대회'에서 금2, 은4, 동5개로 단체종합 3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문원 레슬링부는 지난해 중학 3학년부터 고등 2학년까지 출전해 기량을 겨루는 '아시아 카텐 대회'에서 고등학교 선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한동안 레슬링 계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들 뒤에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진정으로 선수들을 아끼는 김은유(39) 코치의 사랑이 있었다.

이 학교 선수들은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진행하고 방과후에 운동을 병행하는 혁신체육을 철저하게 지켜가고 있다.

이럴 경우 선수들의 훈련양이 타 학교보다 적을 수 있으나 여기에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숨어 있다.

타 학교의 경우 기초체력 훈련과 기술훈련을 나눠 연습하는 반면 이들은 이를 병행하는 이른바 '매트기술순환 병행프로그램' 즉 기술연습을 통해 심폐지구력과 전문 체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김 코치만의 독특한 연습 방법이 그것. 학교수업으로 인해 운동시간이 적은 선수들에게 집중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훈련인 것이다.

김 코치는 레슬링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줄여나가는 대안적인 방안의 하나로도 보고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들은 주체할 수 없는 왕성한 에너지가 있는 만큼 운동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함께 땀을 흘리며 자연스런 교우관계를 형성해 왕따, 학교 폭력, 사회성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김 코치는 말한다.

지난 2001년부터 문원레슬링부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는 김 코치는 성남 창곡중과 서울체고를 거쳐 제주도청,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다.

레슬링 명문학교의 명성을 이어가며 메트에 쏟아내는 선수들의 땀방울이 이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미래로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