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지청, 단가 부풀린 방산업체 적발

【성남】1천250억 원 규모의 방위산업청의 군 위성통신사업과 관련 수년간 납품 단가를 조작해 157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STX엔진과 그 협력업체 2곳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성렬)는 25일 국내 최신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아시아 최대의 수송·상륙함인 독도함 등 한국형 해군 수상함에 설치하는 위성통신단말기 등을 방위사업청에 납품하며 원가정산 자료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방위사업법 위반 등)로 방산업체인 STX엔진 통신사업본부장 조모(50)씨를 구속기소하고 같은 회사 원가실장 정모(58)씨와 회사법인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검찰은 STX에 부품을 납품하며 통신단말기 부품가와 외주가공비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협력업체 W사 대표 이모(56)씨와 P사 대표 김모(47)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STX 전무이사인 조씨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방위사업청에 위성통신 단말기 및 통신모뎀 1천55억 원 상당을 납품하면서 원가정산 자료인 공수(작업시간) 집계표 등을 부풀려 98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STX 협력업체 대표인 이씨와 김씨는 같은 기간동안 위성통신단말기와 통신모뎀 주요부속품 등을 납품하면서 부품단가와 외주가공비 등을 조작해 각각 43억여 원과 16억여 원을 각각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에서 이들 방산업체와 협력업체가 방위사업청의 원가정산 시스템의 허점(업체가 제출한 원가정산 서류를 근거로 대금을 정산)과 위성을 이용한 화상통신장비의 부품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의 어려운 점을 악용해 단가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지난 2004년부터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광역 통합지휘 및 육·해·공군의 통합위성통신체계를 구축하는 6천300억 원 규모의 위성통신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가운데 세종대왕함, 독도함, 문무대왕함 등 한국형 구축함급 이상의 해군 수상함에 설치하는 위성통신 단말기와 각 군의 통신모뎀을 공급하는 1천250억 원 규모의 위성통신사업은 STX엔진이 주 납품업체로 선정돼 장비를 공급해 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납품한 제품이 소말리아에 파견된 구축함 등 국내 17개 해군 수상함에 납품됐으나 제품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STX엔진의 나머지 7개 방위산업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이며, 방위사업청이 사건에 연관됐는지 조사했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방위사업청의 부실한 원가정산 시스템 및 방산업체의 납품단가 조작의 문제점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을 관련 기관에 건의키로 했다.
김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