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국세청장 취임사를 보며

국세청장 취임사를 보며

한상률 국세청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한 청장은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어제가 없는 오늘이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있을 수 없다”며 “전통을 이어가는 국세청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청장은 “그동안 선배들이 쌓아온 국세청의 전통과 업적을 존중하고 따뜻한 세정의 가치를 이어받아 세계에 우뚝 서는 초일류 국세청을 만들어 줄 것”을 주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이 수장이 바뀌면 운영방향부터 바뀌는 것이 전례로 되어왔다. 그동안 국세청도 청장이 바뀔 때 마다 운영방향이 바뀌어 왔다. 　그런데 유독 한 청장은 전임 전군표 청장이 강조하던 `따뜻한 세정'이란 캐치프래이즈를 바꾸지 않고 완결판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청장은 취임에서 전임 이주성 청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거론했다. 이주성 청장 역시 퇴임 후 좋은 이미지를 남기지 못했다. 　이에대해 일각에선 “왜 하필이면 취임사에서 불미스런 오점을 남긴 두 청장을 거론했나”하며 한 청장의 속내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한 청장이 업무를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간의 의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로 보인다. 역으로 불미스런 일이 있다해도 국세청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업무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에따라 무엇보다 차장 인사를 놓고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전례로 볼 때 걸림돌이 되고 있는 행시 동기 국장들에 대한 배려도 점쳐지고 있다. 　한 청장의 첫 행보로 중부청을 찾아 권춘기 중부지방청장과 대화를 나눈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두고 세정가는 한 국세청장이 러닝메이트인 “후임 차장 인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그럴듯한 전망을 내놓는 등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차장에 행시 출신이 기용될 경우 국세청 조직의 안정에 안정을 찾는 잇점도 있으나 행시출신이 독식한다는 목소리를 우려해 비 고시 출신의 차장이 입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 청장의 취임사 중에 직원들에 대한 인사 및 복지등 직원들이 제일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임 청장의 구속으로 추락해 있는 직원들의 사기진작 방안이 거의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국세청을 쇄신하겠다고 강조해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직원들은 한 청장의 파격적인 인사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방의 직원들은 곧 있을 인사에서 기존의 중앙 중심의 인사에서 탈피해 지역일선 세무서등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며 기대하고 있다. 　한 청장은 취임사 첫마디에서 “시련에 직면한 이 어려운 시기에 국세청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 영예보다는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고 했다. 　한 청장이 느끼는 책임감만큼 직원들이 거는 기대 또한 크다는 것을 한 청장은 염두 해 두고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힘쓰는 정책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정 장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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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3 일자 전국매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