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인터뷰=통합 가천대학교... 이길여 경원대 총장에게 듣는다.

성남까치 2011. 7. 13. 14:40

통합 가천대학교 교과부 승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1일 가천의과학대학과 경원대학교를 통합해 '가천대학교'로 승인했다. 국내 4년제 사립종합대학간 통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가천대학교 입학정원은 경원캠퍼스가 3천459명, 인천캠퍼스는 525명으로 총 3천984명으로 정원외 입학자와 대학원생을 포함하면 전체 재학생은 2만여명 규모가 된다. 경원캠퍼스는 경원캠퍼스는 IT대학, 바이오나노대학 등 11개 단과대학, 64개 학과(전공)로 IT 및 바이오나노, 의료관광 등 첨단분야 선도캠퍼스로, 인천캠퍼스는 의학전문대학원을 포함해 약학대학과 간호대학 등 3개 단과대학, 8개 학과 체제의 의과학 및 의료보건 분야 메디컬캠퍼스로 특성화 된다. 이에 경원대학교 이길여 총장으로부터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 통합 배경은?
2018년 이후 고교 졸업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금 이대로라면 대학은 있어도 대학에 올 학생은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일본 대학은 40%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10년 내 100여개 대학이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반값 등록금'이 이슈가 되면서 대학 구조개혁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수년전부터 이에 대비해 자발적 구조개혁을 준비해 왔다. 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고서는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찾아주지 않으면 대학은 자연도태되기 때문이다.
구조개혁의 중심을 교육의 질 향상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에 두고 그 답을 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의 통합에서 찾게 된 것이다.
경원대는 인문학과 공학, 예술분야 등이 강한 반면 의생명부분은 약하다. 가천의과학대는 의학, 약학, 보건이 의료생명부분은 강하나 종합대학의 면모로는 한계가 있었다.
경영학과와 생명과학과 등 유사중복학과 15개를 통합했다. 서로의 취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게 되고 통합의 시너지가 더해져 탄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에서 시작했다. 통합은 성공적인 대학구조개혁의 모델이 될 것이다.

▲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 통합 의미는?
국내 4년제 사립종합대학간 통합으로는 우리가 처음이다. 경원대학교는 30여년의 역사 속에 신흥명문에서 명문사학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학이다. 가천의과학대학교 역시 의학전문대학원과 약학대학을 보유한 메디컬 명문이다. 두 대학 모두 지금보다도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나 발전 잠재력이 높은 대학이다. 저는 여기에 만족하거나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두 대학을 합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대학의 통합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두 대학이 그동안 일궈온 성과를 바탕으로 한 대통합이다. 조금 좋아지기 위해 통합한 것이 아니다. 두 대학의 역량을 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대학을 만들어 일류대학으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그래서 통합 가천대학교의 핵심 가치도 '제2의 창학(創學)'이다.

 

경원대 국내최초 지하캠퍼스 비전타워1

 

▲통합효과는?
첫째, 대학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다.
통합 가천대학교는 입학생 기준으로 수도권 3위 대학으로 올라서, 학부와 대학원생을 포함할 경우 약 2만명에 이르는 '수도권 매머드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대학의 내실을 더욱 강화하면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 갈 것이다. 통합 후 5년 내에 '국내 15대 사학', 10년 내에 '10대 사학'으로 만들겠다는 게 나의 목표다.
둘째, 통합대학의 교육자원과 연구 역량이 획기적으로 상승한다. 가천의과학대는 의학, 약학, 보건, 생명과학 분야가 강한 대학이고, 경원대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공학, 예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종합대학이다. 통합을 하면 서로 부족한 연구와 교육 역량을 일시에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셋째,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관심사인 취업에서도 큰 효과가 있다. 경원대나 가천의과학대 모두 취업시장에서 아직 확실한 브랜드를 갖지 못해 많은 학생들이 뛰어난 자질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취업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통합 후 우리 대학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가고,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되면 기업들이 우리 졸업생들을 선호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경원캠퍼스(현재 경원대학교)

 

 

과천의과학대 인천캠퍼스

 

 

강화캠퍼스

▲대학발전을 위해서는 특성화가 필요하다. 특성화 분야와 방향은?
총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대학 운영의 목표를 '특성화'와 '글로벌화'로 잡았다.
나는 통합대학의 대표 학문으로 의학과 한의학, 약학, 나노바이오, 뇌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메디컬, 바이오'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가 가진 최고의 장점과 역량을 결합시키는 구상인 것이다. 대표적인 미래 성장산업인 '메디컬, 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울 것이다. 이와 함께 의료와 관광을 연계한 의료관광 특성화처럼 학문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우리 대학은 10대 사학으로 뛰어오르는 동력(動力)을 얻고, 국내 최초로 노벨 의학상에 도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다.
국내 정상급에 도달한 '메디컬, 바이오' 분야가 우리 대학의 '신성장동력(新成長動力)'이 되어 앞에서 끌고 나가면, 나머지 학문 분야들도 힘을 얻어 10년 후 국내 일류수준으로 함께 발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은?
경원대와 가천의과학대는 학생들의 영어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영어 졸업인증제는 그런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통합 가천대학교는 지금보다 더 영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할 것이다. 영어교육 투자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미국 하와이에 우리 대학의 영어연수센터를 직접 세울 계획이다. 가을부터 운영할 하와이연수센터는 국내 최초로 하와이에 기숙사를 완비해 연간 300명의 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 연수를 하도록 하면서, 하와이주립대학에서 학점도 딸 수 있게 할 것이다.
어학은 물론 다양한 외국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된다. 특히 젊었을 때의 해외 경험은 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 학생들이 하와이에서 넓은 세상을 배울 생각을 하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 우리는 하와이 도심에 있는 빌딩을 매입한 뒤에 완벽하게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다. 최근에 제가 직접 가서 현장을 둘러 보았고 하와이 주립대학과 교류협정도 체결했다. 기숙사가 들어설 호놀룰루는 인구 100만의 거대 도시이며, 교육의 도시다. 스웨덴 등 북구를 비롯해 100개국이 넘는 국가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해외봉사 활동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방학마다 100명 정도까지 여비를 지원해서 가난한 나라에 가서 배우고 느끼고 봉사하면서 글로벌 시티즌으로서 우리 학생들이 성장하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또 2013년까지 약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식 제2기숙사를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유학생을 많이 유치해서 캠퍼스 안에서 글로벌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통합대학은 경원캠퍼스(성남)와 인천에 두 개의 캠퍼스를 갖게 된다. 캠퍼스 운영계획은?
경원캠퍼스(성남)는 종합대학의 기본 교육 프로그램을 충실히 집행하면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공학, 생명과학, 예술분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글로벌 캠퍼스'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천캠퍼스는 의학, 약학, 보건 분야 등 '메디컬 캠퍼스'로 특화할 것이다. 인천캠퍼스는 강화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캠퍼스도 갖고 있다.
행정조직은 두 캠퍼스의 학생규모 등을 고려해 선진화와 효율성에 맞춰 개편하게 될 것이다. 특히 특성화 및 실용교육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취업지원, IT교육, 국제교류, 교수법 개발지원 등의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가천길재단 산하에는 가천의대 길병원 외에 BRC㈜라는 바이오 연구단지(Bio Research Complex) 개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 있다. BRC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20만㎡(6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현재 BT·IT·NT 연구단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BRC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리 대학은 신약 연구와 의료기기 개발, 첨단 의료서비스 등을 연구하는 첨단 메디컬 단지를 또 하나 보유하게 될 것이다.

 

경원대학교 내에서 운영되는 eco버스

▲통합에 임하는 총장님의 소회는?
통합대학의 성공에 '인간 이길여가 가진 모든 것'을 걸겠다는 생각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운명을 좌우하는 기회의 순간이 3번 정도 온다고 한다. 나는 서울대의대를 졸업하고 53년 전 인천에서 작은 산부인과를 시작해 오늘날의 길병원으로 키웠다. 그것이 첫 번째 인생의 기회이자 결단이었고, 두 번째 결단은 가천의대를 설립하고 경원대를 인수해 교육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교육에 참여한 것은 자원도 없는 작은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인재 육성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세 번째이자 내 인생의 마지막 결단의 순간을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세운 가천의과학대는 국내 최고의 '의료 약학 보건'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 잡았고, 98년부터 맡은 경원대도 수도권의 건실한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우리는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원대와 가천의과학대를 통합 한 것이다.
두 대학이 갖고 있는 장점을 합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 이른 시간 내에 새로운 글로벌 특성화 명문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대학 발전을 위한 새로운 투자계획은?
저는 새로운 통합대학의 발전에 나의 인생을 모두 투자할 것이다. 통합 후 재단에서 통합대학의 발전을 위해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100억원을 가천장학기금으로 출연하려 한다. 내년까지 유능한 교수 120명을 신규임용해 교육의 질과 연구역량도 강화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통합 가천대학교의 10대 사학 도약을 위한 힘이 될 것이다.
통합 가천대학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일류대학으로 올라설 것이라 믿는다. 가천대학교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대학의 새로운 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 /성남 = 김대성기자 sd1919@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