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학·건강

청소년 스트레스 체감연령 낮아진다

성남까치 2009. 2. 5. 18:51

청소년 스트레스 체감연령 낮아진다
특목고 진학 등 일찍부터 치열한 입시경쟁 원인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찾을 수 있는 탐색과정 필요

【성남】강남, 분당 등 부모의 기대치와 교육열이 높은 교육특구 지역의 중고생들 두명 중 한명이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으며 61%가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유희정 교수팀이 지난해 10월 한 달간 강남, 분당, 목동, 중계 등 4개 지역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만13~18세) 학생 1천216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건강실태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육특구 학생의 절반이 넘는 61.4%(747명)가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느낀 증상이 ‘두통’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소화불량을 호소한 학생은 46.8%(570명), 어지럼증 512명, 허리통증을 겪고 있는 학생은 504명 순으로 조사됐다.
56%(681명)의 학생이 3가지 이상의 증상을 겪고 있다고 응답해 청소년들이 지나친 학습량과 수면부족, 운동량의 결여로 다양한 질병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특구 중고생들의 두 명 중 한명은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많다고 느끼고 있으며, 전체 응답자 중 13%(159명)는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2007년 전국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 46.5%가 스트레스가 많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치다.
보통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고등학생 보다 중학생이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전국 조사에서 중학생은 43.4%, 고등학생은 49.9%가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대답한 반면, 이번 교육특구 거주 학생 조사 결과에서는 중학생 52.4%, 고등학생 48.7%가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유희정 교수는 “최근 특목고 진학 등 일찍부터 입시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저학년이 받는 체감 스트레스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없는 어린 나이에 과도한 학업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스트레스에 의한 우울, 불안을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그는 “학업과 입시의 경쟁에 아이를 무조건 뛰어 들게 하기 이전에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는지 탐색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