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났어요! 문좀 열어주세요

성남까치 2006. 8. 30. 15:53

 

제공자 분당소방서 화재조사관 남병석(사진 이메일)

 

언젠가 대구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디지털도어록이 장치된 문을 열지 못해 질식해 숨진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황당하게도 그 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현장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 할려는데 1층 현관 출입구에는 거주하는 주민과 관리실 직원 이외는 출입할 수 없게끔 디지털 도어록이 설치되어 있었다.
당황한 나머지 소리를 질러도 봤고, 디질털 도어록에 설치된 긴급호출 버튼도 눌러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야간근무하는 경비원들은 보이질 않고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대형 현관유리를 파괴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식은 땀만 흘렸다.
한참을 지난 후에 엉뚱하게도 “무슨 일 있어요”하면서 나타난 주민에 의해 진입할 수 있었고 모든 상황을 종료하였고 안전조치 후 그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사소한 부주의로 판명났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급박한 현장 상황이었다면 어찌했을까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열쇠 대신 비밀번호나 스마트카드 또는 지문으로 문을 열수 있다는 디지털 도어록이 보급 10년째를 맞으면서 IT강국답게 네트워크 도어록(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연동으로 작동)으로 까지 속속 업그레이드되면서 급격히 그 사용이 늘고 있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도 디지털 도어록의 한국산업규격 KS기준을 지난해에 만들었고, 소비자의 요구와 화재시 무방비란 맹점을 벗기 위해 고온경보안전시스템, 3만V의 고압전류 충격시험, 수동개폐장치 등 제품기준을 강화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이처럼 사생활보호 및 도난방지용 등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는 디지털 도어록이지만 개인용이 아닌 공용으로 다시 말하면 주상복합건물이나 아파트 등 주출입구 현관에 설치될 시에는 소방시설과 연동으로 개방 작동되어 화재발생시 피난이나 화재진압에 전혀 지장이 없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화재발생 등 비상시에는 소방관등의 출입에 방해가 없도록 관계자 교육이 선행될 시에만 설치되어 사용 되어야만 한다.
단순한 잡상인을 출입금지 한다는 명목으로 설치하는 것이 혜택이 많은지 아니면 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에서 우리의 생명과 재산피해를 막는 것이 혜택이 많은지 디지털 도어록  설치자들과 시민들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성남=김대성기자/dskim@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