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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사회인야구 홍일점 이미란 선수, "필연처럼 다가온 야구..인생축소판 같아 좋아"

성남까치 2014. 6. 3. 17:28

사람들
성남 사회인야구 홍일점 이미란 "필연처럼 다가온 야구..인생축소판 같아 좋아"
데스크승인 2014.06.03  | 최종수정 : 2014년 06월 03일 (화) 00:00:01   

 

화려하지는 않지만 야구가 이렇게 물흐르듯 부드럽고 아름다울수 있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플레이 하는 선수가 있다.

중3 시절 소프트볼과 처음 인연을 맺고 창단 고교팀에 진학해 청소년 대표를 거쳐 국가대표로 출전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4위를 하는 등 소프트볼만 4년 넘게 해온 이미란(31) 선수.

여자 선수가 거의 전무한 남자 사회인야구 리그에 4년째 그 이름을 올린 이 선수를 지난달 31일 성남 백현야구장에서 전반기 마지막 게임을 마친 뒤 만났다.

성남리그는 120여개 팀이 각 조를 이뤄 팀당 12게임을 치루는데 이 참여 팀 중에 홍일점인 이 선수는 팀내에서도 선발 내야수에 그 이름을 당당히 올리고 있다.

성남리그는 물론 광주리그(FA멤버스), SF리그(스마일팀), 고덕리그(강동119) 등 4개 남자 사회인야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녀는 이외에 2개의 여자 리그에 참여하며 총 6개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에는 총 60~70게임을 소화한 그녀가 말하는 야구의 매력은 “그냥 좋아요! 인생의 축소판이기도 하고요!”다.

대학시절 운동을 그만둔 그녀가 직장생활을 하던 중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2011년 당시 분당스마일팀(현재 스마일팀) 창단 제의가 들어왔고 창단에 참여하면서 소프트볼이 아닌 사회인야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과거의 경험이 남자들과도 어울려서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한 몫 했다.

그녀는 “투수를 제외하고는 기본기는 소프트볼과 똑같다”며 “처음 야구를 접한 남자들과 함께 고생하며 땀을 흘리다 보니 남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한다.

지난 2월 같은 소속팀에서 운동을 시작한 신랑과 조촐한 가정을 꾸린 이 선수는 현재 남편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수를 맡고 있다. 남편의 의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부가 내야에서 호흡을 같이 맞추다 보니 곧잘 병살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녀는 “여자 선수들은 운동근력 등 신체조건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초부터 배우려는 의지가 강함에 비해 남자들은 조금 알면 자만하기 일쑤”라며 “사회인 야구는 언제나 배운다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다치지 않고 야구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선수는 곧이어 최초 여성 실업팀을 목표로 하는 CMS팀으로의 이적을 앞두고 있다.

현재 여자사회인야구팀은 40여개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과거 소프트볼 국가대표에서 이제는 최초의 여자실업야구인팀원으로의 출발점에 있는 그녀에게서 ‘결과보다는 실행에 나가는 과정 과정에의 충실함’을 배웠으면 한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