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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7급 공무원의 쓸쓸한 죽음

성남까치 2011. 6. 24. 09:24

20년간 근무...과중한 업무 묵묵히 처리.....게시판 애도의 글 쇄도

 

 

20년 동안 성남시에서 근무해 온 한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성남시 공직사회가 쏟아지는 장맛빗 처럼 크나큰 슬픔과 허탈감에 잠겨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故 이문갑(47·행정7급) 실무 주무관은 70의 노모와 아내 그리고 13살된 딸과 10살된 아들만을 남겨 놓고 영면에 들었다.
 

故 이 주무관은 지난 17일 저년 10시 30분께 모처럼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던 중 차가운 화장실 바닥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영영 일어나지 못했다.
故 이문갑 씨

 

이문갑 주문관은 민선 5기가 출범한 지난해 7월부터 감사담당관실 조사2팀에서 상시 민원감사업무를 맡아왔다. 당시는 시장이 바뀌고 시정목표가 '시민이 최우선'인 터라 각종 민원들이 폭주해 평일 퇴근은 밤 10시를 넘기기가 다반사였고 주말과 휴일에도 가족과 함께 하기 보다는 출근해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꼬박 1년 가까이 민원 감사업무를 해 온 그에 대한 직원들은 '조용한 성격으로 감사업무를 했지만 상대방을 먼저 배려해 온 직원"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죽음이 더더욱 안타깝고 슬프기만 하며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다고들 입을 모으고 있다.
  

시청 행정포털 게시판에는 故 이문갑 주무관을 애도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한 직원은 "왜 이렇게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 먼저갑니까? 오전내내 그가 생각나 일손이 잡히지 않습니다. 말없이 묵묵히 일만하는 당신. 이제 일없는 편한 하늘 나라에서 모든것 잊고 지내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업무상 과도한 스트레스에 대한 답답함과 안타까운 글들이 이어졌다.
 

동료 직원들은 "월 초과근무 시간이 90시간 이상이라고 하던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현실이 정말 답답하기만 합니다. 월 90시간 이상 근무한 결과가 이것이라니···"라고 했으며, "서러운 마음 대신이라도 하듯 하늘도 울고 있군요"라는 글이 이어 졌다.
 

또 "20년 지기 친한 동료를 떠나보내는 이 슬픈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스트레스 없는 세상에서 잘 살아라"는 선배의 글이 이어졌다.
 

지난 92년 7월 9급 행정공무원으로 임용돼 20년 동안 성남시민을 위해 헌신해 온 이문갑 고인의 빈소는 성남영생사업소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7시로 광주시 소재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성남 = 김대성기자 sd1919@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