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광주지역 전통 민속놀이-광지원 해동화 놀이
(29) 광주지역 전통 민속놀이-광지원 해동화 놀이 | ||||||||||||
한춘섭 광주문화권협의회장 겸 성남문화원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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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마을이나 지역마다 공통적인 습속을 지니기도 하고, 그 지역에서만의 특징적인 풍습을 이루어 살아나가기도 한다. 민속놀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광주의 민속놀이와 우리 민족 공통분모를 찾아낸다면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고, 이것을 변화와 창조를 통해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곧, 우리의 끈질긴 생명력과 대동단결, 상부상조의 근원으로서 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보편성 속에서도 광주지역 만의 독특한 민속문화가 전승돼 왔고 현재에도 계승 발전되고 있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귀밝이술 마시기, 줄다리기, 지신밟기, 거북놀이, 답교놀이와 장승제 등이 열린다. 정월 대보름날 밤에는 8월 한가위와 더불어 일 년 중 가장 크고 밝게 빛나는 달을 보게 되는데, 정월 대보름에는 일 년의 농사에 대한 풍작을 기원하고, 8월에는 추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놀이가 전해 오고 있다. 달은 어떤 소망을 기원하는 대상으로서 신성시되기도 할 뿐 아니라, 초생달은 미인의 눈썹에 비유되는가 하면, 둥근 달은 그리운 연인의 얼굴에 비유되기도 하고, 연가(戀歌)의 소재와 동화의 소재로 나타났다. 대보름 날 달을 처녀나 총각이 먼저 보면 장가들고 시집을 가게 되며, 임산부가 먼저 보게 되면 득남을 하게 되고, 아픈 사람이 먼저 보게 되면 병이 낫는다고 믿기도 했다. 장지리마을의 줄다리기 광주 광남동 장지리 ‘앞가지 마을’에는 마을이 생긴 이래 지금가지 이어져 오는 ‘줄다리기’가 정월 대보름에 열린다. 정월이 되면 농악을 울리면서 마을을 돌아 짚과 쌀을 거두어 술을 담그고, 짚으로는 줄을 꼰다. 줄은 굵은 줄과 가는 줄이 있는데, 굵은 줄은 지름이 15㎝ 정도의 것을 다섯 가닥을 한데 모아 60m 정도의 길이로 만들고, 1m 간격으로 가는 줄로 묶고 사람이 쥐고 다릴 줄 끈을 붙여 놓는다. 줄의 한복판에는 나무로 만든 버팀목을 끼워놓게 된다. 이 버팀목이 어느 편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승패를 결정한다. 모두 세 번을 당기는데 어느 편이 이기느냐에 따라 그 해에 흉·풍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즉, 여자가 이기면 보리풍년이 들고, 남자가 이기면 보리흉년이 든다고 한다. 보리풍년이 들어야 하니까 여자들은 남자 편에 미혼 남성이 없는가를 감시하면서, 발견되면 회초리로 마구 때리면서 여자 편으로 가라고 고함을 친다. 이채로운 광지원 마을의 해동화 놀이 광주 쪽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입구의 중부면 광지원 마을에는 오랜 세월 전승돼 온 농악이 완벽하게 잘 보존돼 오고 있으며, ‘광주중앙고등학교 풍물반’이 지난 10월 17일 올림픽공원에서 서울시, EBS교육방송, ㈔한국국악협회, 국악방송, 국악신문사, 세계일보, 교보생명 등이 후원하고 한국청소년연맹이 주최한 제18회 청소년전통문화한마당 본선에서 영예의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일제시대 등화관제소 허락 받고서 의식 거행 정월 대보름날 해동화 놀이가 벌어지기 전에 노인 중에서 생기복덕(生氣福德)을 가려서 제를 주관할 제주(祭主)를 선출하는데, 제주는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고 외출을 삼가며, 며칠 전부터 목욕재계하면서 온갖 부정을 멀리 한다. 또한 마을에 상(喪)이 나가거나 출산이 되면 제의식을 거행하지 않는데, 이러한 것은 모두가 정결한 가운데 제를 올려야 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처럼 광지원 마을의 해동화 놀이는 200여 년을 두고 이어져 왔으며 만일 의식을 거행하지 않으면 불상사가 생기고 흉년이 든다고 해 왜정(倭政) 때에는 등화관제소의 허락을 받고 의식을 거행했을 정도다. 잘 보존되고 있는 광주지역 장승 이외, 광주지역에는 아직까지 장승도 많이 남아 있는데, 퇴촌 관음리, 초월면 무갑리, 남한산성에서 가까운 중부면 검복리와 엄미리 등지에 장승이 잘 보존돼 오고 있다. 남한산성 동문 밖으로 나가다 보면 길 옆에 오래된 장승이 아직도 서 있으며, 엄미리에 가면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 마을 입구나 길가에 세워 마을의 수호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洞祭)의 하나인 장승제가 2년마다 정월에 열리고 있다. 마을의 남자들이 모여 심지가 없는 토종 오리나무를 베어 잘 깎고 다듬어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장승 한 쌍을 만들고 이 지역에서 나는 황토를 물에 개어 장승에 채색하고 글씨를 써 넣는다. 그리고 가늘고 긴 장대 위에 새를 깎아 앉힌 솟대도 만들어 세운다. 솟대는 인간과 천신(天神)을 연결해 서로 통하게 하는 안테나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