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천메아리=사회지도층 모범 보이는 풍토 아쉽다

성남까치 2009. 7. 23. 14:07

사회지도층 모범 보이는 풍토 아쉽다
김명호 성남시 수내1동 동장
2009년 07월 20일 (월) 15:32:10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오늘부터 매주 화요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1동 김명호 동장이 ‘탄천 메이리’를 집필합니다. 필자는 앞으로 이 칼럼에 걸맞는 성남시와 탄천에 관련 있는 내용과 행정인으로서의 주민(독자)들을 대상으로 읽어서 도움이 되는, 그리고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담을 것입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주>

<필자 약력>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1985년 남양주시에서 행정서기보로 공무원 입문
▶1989년 경기도 내무국, 의회사무처 등
▶2005년 사무관 승진, 한류우드사업단 시설유치팀장
▶2008년 1월 성남시 시·군 교류 근무 중

▲ 김명호 성남시 수내1동 동장

 

 

최근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사회지도층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국민적인 관심과 함께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근자에 회자되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용어는 내용의 심각성을 잘 대변해주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을 요구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음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라는 프랑스어로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1808년 프랑스 작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블레스는 ‘고귀한 신분’을 뜻하는 용어이고, 오블리주는 동사로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려운 상황에서의 솔선수범’과 ‘부의 사회적 환원’으로 그 뜻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귀족이 전쟁에 참가하는 전통이 확고했던 로마는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16년간 벌인 제2차 포에니전쟁에서 최고 지도자인 콘술(집정관) 13명을 잃었으며, 로마 건국 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급격히 줄어든 것도 계속되는 전투에서 귀족들이 많이 희생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마 귀족들은 노예와 귀족의 차이를 사회적 책임 이행능력에서 찾았으며 시오노 나나미는 저서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로마제국의 2천 년 역사를 지탱해준 힘이 곧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단언했다.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의 예로는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이튼 칼리지 출신 중 2천여 명이 전사했고, 미국에서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들 4명이 모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6·25전쟁 때는 미군 현역장성 아들만 142명이 참전했고, 35명이 사망 또는 부상했다고 한다.

또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연면한 전통은 기부문화와 자선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앤드루 카네기, 록펠러, 포드, 빌 게이츠 등은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기업가로서, 이들은 부자가 존경받는 사회,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드는 주역으로 모범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주 최부자 가문이나 이시영 초대 부통령 가문,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 가문 등 사회지도층의 도덕의식은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14일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선을 철회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반하는 행동은 곤란한 것 아니냐”며 “고위 공직자를 지향하는 사람 일수록 자기 처신이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주된 이유가 고위직 공무원 일수록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탈법을 저지를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며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는 사례가 비단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려운 때 일수록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과 솔선수범을 요구하는 것이 비단 대통령의 바람만이 아니다. 바야흐로 국민 모두가 사회지도층의 도덕성과 모범을 요구하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기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모두에게 신뢰받는 고위공직자상 구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