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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대 중앙 밴드동아리 ‘하늬바람’

성남까치 2009. 3. 13. 15:15

경원대 중앙 밴드동아리 ‘하늬바람’
실력보단 열정, 열정보단 노력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후회없는 대학생활

【성남】경원대 중앙 밴드동아리 ‘하늬바람’. 학생회관 지하에 위치한 동아리 하늬바람은 ‘퓨전재즈’ 동아리다.
늦은 시간이지만 동아리 한쪽에 위치한 합주실에선 경쾌하고 활기찬 락음악이 들려온다.
곡명은 미스터빅의 ‘샤인’. 정확한 비트의 드럼과 어울려 기타, 베이스가 하나돼 퍼지는 전자음에 자신도 모르게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이곳 하늬바람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
‘하늬바람’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혜린(실내건축2년·24th G)양은 자신의 동아리 PR을 해보란 말에 이렇게 답한다.
“오전에 가장 먼저오는 사람이 문을 열고, 그 이후에는 항상 동아리 문을 열어 둬요. 공강시간에 다른곳에서 시간을 죽이기 보다는 동아리실에 와서 자신의 파트 연습을 하거나, 동기들과 합주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그렇게 1년을 함께 지내다 보니까 모든 동기들이 가족같아 졌어요.”

▶나이? 학년? 기수!!
하늬바람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다. 나이와 학년을 떠나서 기수별로 동기가 된다는것.
올해로 25번째 기수를 받는 하늬바람은 1기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처음에 동아리에 가입후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저랑 나이는 같은데 오빠, 혹은 언니라고 불러야 하는 거였어요. 그때는 참 어색했는데 지내다 보니 익숙해 지더군요.”
오선화(컴퓨터공학2년·23th B)양은 87년생으로 같은 87년생인 김차영(의상학과4년·22th V)양과는 동갑. 그러나 김차영양이 선배이다. 하늬바람의 경우는 매 학기초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번 기수가 정해지면 죽을때까지 그 기수에 속해야 한다는 것이 그 규칙이다.
보통은 한 기수에 5~6명 정도의 동기생이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악기 파트별로 한명씩 뽑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드럼, 기타, 베이스, 키보드, 보컬 다섯 파트이지만 보통 기타는 first, second로 두 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력보다는 열정, 열정보다는 노력!!.
밴드동아리인 만큼 하늬바람을 이야기 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악기를 한번도 다뤄보지 않은 사람도 신입생으로 받아주는데, 신입생의 기본조건이 실력보다는 열정, 열정보다는 노력하는 모습을 주로 보기 때문이다.
“처음 연습을 할때였어요. 하루 3시간 이상씩 드럼 패드에 대고 스틱을 내려치는 연습을 하는데, 어찌나 오래 쳤던지 나중에는 손에 굳은살이 배겨버렸지 뭐에요.”
처음 하늬바람에 들어왔을때는 악보도 볼줄 몰랐던 최혁준(한의예과2년·24th D)군은 하늬바람에서 1년동안 꾸준한 연습과 합주를 통해 실력이 늘은 연습파. 그는 이제 왠만한곡은 전부 악보없이도 연주할 수 있다.
그렇게 연습을 한후 연습한 결과를 확인해보는 것이 바로 정기공연.
올해 46회째를 맞는 정기공연은 한학기 동안 동기들과 함께 연습했던 곡들을 가족들과 친구, 선배들에게 선보이는 무대.
“정기공연을 하면 저희보다 한참 높으신 선배님들이 아이들 손을잡고 보러 오시는데, 정말 고맙기도 하고, 선배들에게 잘보여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그렇습니다. 고마운건 항상 오실때마다 간식에, 술. 밤늦게까지 합주를 할때면, 집에 갈 때 편하게 가라고 택시비까지 챙겨주십니다. 이런게 바로 동아리에 대한 끈끈한 사랑이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재학생중 최고기수인 전윤후(토목3년·20th B)군은 군전역 후에도 동아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매일같이 동아리실에 들리는 동아리 지킴이다.

▶옛 영광을 찾아서
요즘 하늬바람의 가장 큰 고민은 줄어드는 신입생들이다. 동아리생활을 하는 신입생들보다 입학하자마자 취업준비에 바쁜 현실 때문에 예전보다 학기초에 동아리 실을 찾는 신입생수가 많이 줄었다고.
“제가 처음 입학하고 동아리실에 왔을 때였어요. 그때는 기타 한번 쳐보겠다고 동아리실에서 하루종일 어슬렁 거리며 선배들 눈에 들려고 노력했었죠. 조그마한 동아리실에 1학년들만 한 20명정도가 와서 각자 악기를 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니까요. 근데 요즘엔 신입생을 뽑는다고 아무리 광고를 해도 잘 안와요. 대학생활을 동아리보다는 자격증, 토익 등에 파뭍혀서 생활하는거죠.” 김영환(전자3년, 20th G)군의 말이다.
실제로 서현역 삼성플라자에서 특별 축하공연을 맡는 등 실력을 갖춘 하늬바람으로써는 점점 잊혀져가는 인디밴드에 관한 무관심이 야속할 수 밖에.
“공부도 좋지만 젊었을 때는 젊음을 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거 아닐까요?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 한다면 후회없는 20대를 살아갈 수 있을꺼 같아요.”
이효언(건축설비2년·24th K)군의 말처럼 하늬바람에서 자신의 젊음을 표출할수 있는 사람이 더욱 더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김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