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으로 시작한 대학새내기들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대학새내기들
"처음하는 도배일이지만 할머니에 웃음드려 기뻐"
도배 풀칠은 이렇게 하는 것 맞나요 ?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에 사는 임여식(80) 할머니는 지난 3월 28일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보름전 한 학생들이 이날을 기다려 달라며 임 할머니택에 있는 큰 달력에 주황색 형광팬으로 큰 하트모양을 해 놓은 것.
28일 5평 남짓 임 할머니의 반지하방을 찾은 학생들은 다름 아닌 국제대학생자원봉사연합회 경기북부연합 회원 10여명이다.
매년 신학기가 되면 대학생들의 부분별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학생들은 국제대학생자원봉사연합회 08학번 새내기들로 사랑의 도배활동으로 첫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것.
이날 이들 학생들은 도배를 하기 위해 아침일찍 임 할머니택을 찾았다. 5평 남짓한 방에 들어선 이들을 환하게 맞는 임 할머니.
"많이 아주 많이 가다렸다"며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거친 손을 내밀어 학생들을 환하게 맞이했다.
빗물이 흘러들어 곰팡이가 낀 지하방.....
독거노인수급자인 임 할머니의 지하방은 곳곳이 곰팡이가 피어 유쾌하지 못한 냄새가 온 방안에 가득했다.
이들 학생들은 먼저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가제도구 등을 꺼내 놓았고 집안 이곳저곳에 묻어있던 곰팡이를 깔끔하게 제거해 나갔다.
또한 태어나 처음해보는 도배일이라 풀쑤는 것부터 자연스럽지 못했지만 이들 대학 새내기들의 얼굴엔 시종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롱배치도 햇빛이 잘 들게 이쪽으로 옮기고...
"처음하는 도배라 힘들기도 하지만 깨끗한 방안을 보고 좋아하실 할머니를 생각하면 즐겁기만 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분명 이들 학생들의 얼굴에선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이 엿보였다.
이들 새내기들과 함께 도배를 도운 신구대학교 3학년 유지희 학생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고 이 일을 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지 누가 말을 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학습의 장이다"며 "지역 대학에 다니는 만큼 할머니와의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임 할머니와의 인연을 이번 한번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문해 할머니의 손주 손녀가 되기로 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도배작업은 오후 4시가 넘어서 겨우 마칠 수가 있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도 꼼꼼히<선배의 시범>
음주문화로 인한 친목도모가 아닌 비록 작은 일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며 학교생활 적응에도 빠듯한 새내기들이 시간을 쪼개 답사를 하고 물품준비와 당일 전반적인 일정을 계획하며 선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이날 도배봉사를 하기 위해 들어간 도배지 등은 이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아 마련한 것이다.
한편 국제대학생자원봉사연합회는 자원봉사를 원하는 순수 대학생 자원봉사 단체로 지난 2001년에 2002 한일월드컵 자원봉사 참여를 원하는 대학생들의 모임으로 출발해 지난 8년여 동안 사랑의 도배, 재난구호활동, 국제행사지원, 대통령취임식 동시통역 등 지금까지 150여차례에 걸쳐 각종 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김대성기자